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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무엇인가 만드는 행위에 대한 원초적 욕망이 있다. '호모 파베르', 도구의 인간을 뜻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유무형의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유무형의 도구를 만드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만들어간다. 그 중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도구다. 


인류는 시작과 함께 노래해왔다. 사실 인류 이전 신의 세계에서도 노래는 중요한 수단이자 도구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폴론이 음악의 신이자 화살의 신인 건 우연이 아니다. 아폴론은 때로는 수금의 아름다운 연주를, 때로는 화살을 무기로 사용했다.

노래는 삶이다. 기쁠 때나 힘들 때나 함께 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불렀다. 누군가 노래를 만들 줄 알아서 그런 게 아니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감정을 실어 운율을 타면 노래가 됐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됐다.

음반을 내는 것도 이젠 구전 가요를 이어 부르는 것처럼 쉬워졌다. 집에서 음악을 만들고 녹음을 하는 것 그리고 유통시키는 것까지 이미 유행이 된 지 오래다. 20년도 넘은 유행이다. 1980년대 멀리 트랙 녹음기의 보급과 복사기가 대중화되면서 밴드는 독립적으로 될 수 있었다. 비싼 돈을 들여 스튜디오를 빌려 녹음할 필요 없이 직접 녹음했다. 복사기를 통해 앨범 커버를 만들고 포장해 직접 유통하기도 했다. 비록 유통의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곤 하지만 음반사나 투자자의 영향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었다. 밴드가 직접 음반사를 설립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비록 어설픈 녹음과 조악한 음질이었지만 그땐 대단한 독립이었다.



1과 0으로 연산되는 디지털 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기계적 차이보다 사람의 노력과 노하우가 힘을 발휘한다.

이제 개인이 혼자 음악을 만들고 앨범을 제작해 유통시키는 일은 훨씬 편해졌다. 누구라도 컴퓨터와 몇 가지 주변기기만 있다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이젠 밴드의 구성원을 모으는 일도 필요 없다. 악기도 마찬가지다. 악기를 사거나 연주를 배우지 않아도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미디라 부르는 디지털 음악이 대신한다.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과 전문 레코딩 장비의 가격이 저렴해진 이유다. 과거에는 전문 스튜디오에서도 갖추기 힘들었던 디지털 장비들을 이젠 한 달치 월급 정도면 기본은 갖출 수 있다. 유통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재킷에 담은 앨범 형태로 유통하는 방식은 이미 변두리로 밀려났다. 음악은 디지털화되어 웹으로 유통되고 판매된다. 누구나 자신이 만든 음악을 음악 공유 사이트인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나 유튜브(youtube.com)에 올리 수 있다. 노래만 좋다면 전 세계 사람에게 시차 없이 유통시킬 수 있는 최고의 창구다. 실제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져 세계적인 음원판매를 기록한 경우는 많다.

예전의 인디 음악은 음악 생산과 유통의 전 사이클을 단순히 독립적으로 이뤄내는 데 의미를 두었다. 전문적인 장비와 개인용 장비의 차이도 컸다. 그러나 지금의 홈레코딩은 다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구분이 모호하다. 집에서도 충분히 스튜디오급의 퀄리티를 낼 수 있다. 실제로 홈레코딩으로 앨범을 발표하는 뮤지션은 많다. 지금의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구분은 굳이 나누자면 노하우다. 1과 0으로 연산되는 디지털 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기계적 차이보다 사람의 노력과 노하우가 힘을 발휘한다. 누구나 방 안에서 전 세계와 만나는 뮤지션이 될 수 있는 시대다.


date20-08-2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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