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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을 위한 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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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키타 현은 여느 시골이 그렇듯 나른하고 조용한 도시다. 

다른 점이라면 ‘전통’이라는 이름이 여전히 아름다움을 대표한다는 것. 

친환경에 대한 수요까지 만족시키고 있는 것은 덤이다. 


삼나무로 만든 마게와파(magewappa) 컵은 세척 후 똑바로 건조시켜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단 몇 분 만에 테두리가 검게 변하거든요. 아주 당연한 상식인데 지금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일본의 공예가 슈운지 구리모리(ShunjiKurimori)는 상식이 뒤바뀔 정도로 변해버린 세상을 아쉬워하며 전통을 되살리고 있는 목공예 장인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연 친화’, ‘유기농’이라는 이름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것을 온당히 여겨왔으면서도 ‘전통’이라는 이름에 관심을 두는 것에는 인색했다. 더더군다나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등 무게가 가벼운 주방용품 사이에서 전통 용기는 무겁고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나무로 만든 쟁반, 도기로 빚은 찻잔이 향을 내며 맛을 더하고, 따듯하게 열을 보존하는 온화한 미덕까지 모두 구닥다리가 된 것이다. 매우 추운 지방인 아키타는 삼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삼나무로 만든 마게와파(magewappa) 컵은 세척 후 똑바로 건조시켜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단 몇 분 만에 테두리가 검게 변하거든요. 아주 당연한 상식인데 지금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추운 기후라야 삼나무가 유연하면서도 강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이 아키타산 삼나무로 만든 마게와파야말로 최상품이라 할 수 있다. 마게와파 잔은 가볍고 은은한 나무 향이 나기 때문에 술맛을 더욱 깊고 부드럽게 한다. 또 매우 얇기 때문에 가벼우며, 아름다운 나뭇결을 그대로 드러낸다. 반면 열전도율은 낮아 찬 술은 차게, 따듯한 술은 따듯하게 유지한다. 슈운지 구리모리는 이런 이점을 전통 속에 남겨두지 않았다. 그의 브랜드 구리큐(Kurikyu)는 마게와파로 만든 식기에 모던한 디자인을 입혔다. 또 실용적인 면도 철저히 고려했다. 잔의 밑바닥에 계단처럼 층을 만들어서 잔을 서로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부피가 줄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우리는 전통에만 가치를 두지 않아요. 생활에 얼마나 유용한가와 디자인 모두를 고려하죠. 나무로만 만들어 친환경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의 사케 잔은 일본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수공으로 끓이고, 말리고, 구부리고 광을 내는 ‘전통적’인 과정을 유지하며 동시에 친환경까지 확실히 만족시키고 있다.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식기가 된 것이다. 구리큐의 식기는 10꼬르소 꼬모에서 만날 수 있다.

글/최태형


date18-12-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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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최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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